한 해 동안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가 무려 1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정우진 교수 연구팀이 최근 대한예방의학회지에 발표한 「음주의 사회 경제적 비용 추계」 논문에 따르면 2000년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한 사회경제적 손실규모는 14조 9,352억 원이었다. 이는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의 2.86%에 해당한다

음주로 인한 사회전반에 걸친 폐해는 국가차원의 과제

음주로 인해 야기되는 개인의 건강 및 사회 전반에 걸친 폐해는 사회 전체로의 인식 확대를 통해 보건의료에서 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대두되었다.

물론 적당한 음주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여성의 골다공증 위험을 감소시키고 뇌졸중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구강암, 직장암, 간암 등 여러가지 암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키고 심혈관계 질환과 소화기 및 간질환의 발병빈도를 증가시킨다.

이 외에도 임신 및 출생시 결함, 자동차 등의 각종 사고, 재산피해, 가정폭력, 자살 등 심각한 개인 및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음주로 인한 사회 경제적 손실 규모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GDP 대비 약 0.5~2.7%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기준 한 해 손실규모가 약 13조 6,230억 원, GDP 대비 3.6%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음주로 인한 폐해 정도가 심각함을 시사하고 있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해는 흡연보다 심각

일반적인 해악재로 분류되는 흡연의 경우 1998년 기준 한 해의 손실 규모가 최대 3조 9,591억 원으로, 추계방법상의 차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음주로 인한 손실 규모에 크게 못 미치며, 흡연과 음주에 대해 동일한 추계항목 및 방법을 적용한 연구에서도 음주로 인한 사회 경제적 폐해정도가 흡연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흡연 및 음주실태를 살펴보면 흡연의 경우 1999년에 비해 2003년 흡연인구가 35.1%에서 29.2%로 감소하였고 흡연량에서도 감소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음주의 경우는 1999년과 2003년 사이 전체 음주인구의 비율에서는 각각 64.6%와 64.3%로 큰 변화가 없지만 여성의 음주인구 비율이 47.6%에서 49%로 증가하였고, 음주인구 중 주1회 이상의 자주 마시는 음주인구 비율이 28.8%에서 43.6%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음주로 인한 폐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을 기준으로 한 연구를 제외한다면 음주 폐해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비용추계 연구가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외국의 경우 음주로 인한 폐해의 심각성 인식과 함께 그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음주인구 특히, 여성과 청소년에서의 음주율 증가는 물론 전체 주류소비량에 있어서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주의 심각성 파악 및 관련 정책 마련에 필요한 비용추계 연구가 매우 미흡하다.

2000년 기준, 한 해 동안 음주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은 14조 9,352억 원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 경제적 비용을 크게 직접비, 간접비, 기타비용으로 구분하였다.

직접비에는 음주로 인한 질병치료를 위해 건강보험, 의료급여 등에서 지출한 의료비, 간접비는 과도한 음주 후 숙취로 인한 생산성 감소, 질병 및 사고로 인한 단기 생산성 손실 그리고 음주로 인한 조기사망자의 생산인력 손실을 포함하였으며, 기타 비용으로는 음주로 인한 교통 및 화재사고에서의 재산피해, 그에 대한 행정비용, 주류소비 지출분을 추계하였다.  

첫째, 직접비인 질병치료를 위한 의료비는 9,091억 원으로 전체비용에서 6.09%를 차지하였다. 둘째, 간접비 항목 중 생산성 감소 및 손실분은 6조 2,845억 원으로 전체 비용에서 42,08%, 조기사망으로 인한 생산인력 손실분은 4조 4,691억 원으로 전체비용의 29.92%응 차지하였다. 셋째, 기타비용 중 재산피해분은 2,444억 원으로 전체비용의 1.64%를 차지하였으며 각종 행정비용은 244억 원, 주류소비 지출은 3조 37억 원인 것으로 추계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2000년 기준 한 해 동안의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총 14조 9,352억원, GDP대비 2.86%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계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1995년 GDP 대비 3.61%에 비해 손실 규모가 다소 감소하였으나 일본, 캐나다, 프랑스 등과 비교해 볼 때 여전히 우리나라의 음주로 인한 폐해정도가 심각함을 시사하고 있으며, 적정음주 관련 정책마련의 시급함을 알리고 있다.

『건강생활』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