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을동화」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며 그 촬영지로 발길을 이어지게 하고 있다. 준서와 은서의 사랑을 그린 가을동화의 촬영지인 상운 초등학교와 속초 청호동이 그 배경이 되었는데, 장면 장면마다 강원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또 한곳이 바로 대관령 삼양목장이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가다 횡계 인터체인지에서 횡계 시내로 들어가면 되는데, 횡계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왼쪽으로 보면 삼양목장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다. 삼양목장으로 가는 길은 좁은 마을 도로와 비포장 도로로 이어져 있다. 좁은 도로의 한쪽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눈부신 햇살과 푸른 숲이 어우러져 있다. 어느새 차 창문을 열고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도 안 될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가 기분을 절로 상쾌하게 만든다. 10여 분 정도 비포장을 따라 올라간 끝에 대관령 삼양목장 입구에 도착했다.

평균 해발 1,000m의 고원지대, 때묻지 않은 풍경을 간직한 곳

대관령 삼양목장은 우리나라 최대의 목장으로 목가적인 모습으로 사랑을 받는 곳이었다. 백두대간의 허리격인 이곳은 동양최대의 600여 만 평 초지목장으로 동쪽으로는 동해안이 펼쳐져 있고 서쪽은 완만한 고원성 분지를 이루어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과 드넓은 초지로 이루어져 있다.

정문에서 10분 정도 가다보면 1단지 축사에 다다르며 이곳부터 경사가 조금씩 급해지면서 본격적인 고원지대가 시작된다.

첫 번째 목적지는 4km떨어진 동해전망대. 전망대로 가는 30여 분의 길은 아예 초대형 야외 세트장이라 해도 좋다. 국내 내로라는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던 곳. 지나는 곳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찍어 놓은 팻말이 서 있다. 영화 「연애 소설」에서 차태현이 손예진, 이은주와 함께 비를 피했던 소나무가 서 있고, 드라마 「가을 동화」에서 은서와 준서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길도 나온다.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는 풍력 발전기 너머 확 트인 벌판은 「태극기 휘날리며」 전투 장면의 배경이다. 동해전망대에 올라서면 초지는 물론 강릉과 동해 바다까지 바라볼 수 있다.

2단지 축사 앞에서 산봉우리 아래의 계곡을 따라 난 급경사길을 달려 오르면 정상인 소황병산이 보이는데, 이곳은 남한에서 승용차로 오르내릴 수 있는 최고지점. 대관령고개가 해발 832m인데 그보다 600m 더 높은 곳이기 때문에 한 여름철에도 더위를 모르고 지낸다는 관리자의 설명이다. 소황병산 정상 동쪽 끝으로 나서면 광대한 초지 풍광이 발아래 펼쳐지는데 마치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나 나올법 한 알프스의 초원을 보는 듯 하다. 목장 안의 탐방객을 위한 순환도로는 22km이지만 목장안의 도로 총연장은 120km가 넘고 사진을 찍거나 경치를 감상하면서 승용차를 타고 순환도로를 돌면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또한, 자가용이 아닌 ATV를 이용해서 목장을 일주하는 색다른 경험도 가능하다. ATV(All Terrain Vehicles)는 어떠한 조건의 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는 4륜 오토바이로, 조작이 쉬워 목장 입구의 트랙에서 ATV의 감각을 익히면 동해전망대와 매봉코스로 일주가 가능하다. 동해전망대를 둘러보는 1시간 코스 3만7,000원, 목장 입장료 5,000원. 문의 (033)336-0885

김정연 | 『건강생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