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경기 지역 내의 초등학교에서 건강 관련 교육을 할 기회가 많았다. 초등학교 4, 5, 6학년 어린이들에게 흡연, 음주 등을 주제로 했는데, 「술을 마셔본 적이 있는지」, 「언제 마셔 보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마셔 보았는지」 등을 물어 보았다. 대부분의 남자 어린이들은 5~6세 때 혹은 초등학교에 들어와서, 집 안 경조사 시 어른들이 권해서 마셔 보았다는 대답들이 대부분이었다. 여자 아이들도 마셔 본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들이 많았다.

최근 청소년 음주율 역시 심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청소년위원회가 총 1만5천3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유해환경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중·고교 재학생의 음주율은 36.6%로 2002년의 26.0%보다 10.6%포인트 상승했다. 중·고교 재학생 중 한 번이라도 술을 마셔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61.7%, 위기학생의 경우는 무려 89.5%나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주세의 인상, 교육 정책, 건강한 음주문화 만들기 등을 체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현재의 문화가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건강한 음주문화로 자리 잡도록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우선 우리 아이들의 음주에 대한 의식과 태도를 바꿔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은 학교에서의 교육과 대중매체에서의 장면들, 캠페인 외에도 가정에서도 시작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의 음주는 키 성장에 필요한 칼슘 흡수를 방해하므로 가정 내에서 아이들이 음주를 시작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2003년도 서울 시내 모 보건소에서 학령 전 어린이들을 위한 흡연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의 사전조사로 부모들의 흡연 여부와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흡연에 대한 태도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흡연하는 부모의 자녀들은 흡연에 대해 훨씬 더 관대한 태도를 갖고 있었다. 음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선 가정 내에서 아이들에게 음주를 하지 않도록 하고, 술이 스트레스 해소와 화가 날 때 마시는 음료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아빠를 흉내내는 아이들이 좀더 일찍 흡연할 확률이 높아지듯이 음주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술은 적당히 마신다면 사교적 소통과 인간관계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사교와 인간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알려주었으면 한다. 또한, 과도한 습관성 음주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정신문제 외에 신체의 모든 기관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건강한 음주문화를 아이들과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이자경 |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