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생 절주 동아리원들의 절주지도자 양성교육이 7월 3~4일 1박2일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있었다.  

대학 내 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술」로 인해 이미 우리의 대학문화는 「대학문화= 술」이라는 무의식적 당위성을 여과없이 수용한 지 오래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필수로 궤짝 째 등장하는 술. 개강파티, 신입생신고식, 동아리모임, 대학축제의 대표적 주인공은 「술」이다. 비판과 개혁, 가장 민주적 절차가 중요시되는 대학 내에서 술은 상대방의 형편과 처지를 무시하고 강권되는 대표적 학내폭력으로 변질된 지 오래이다.

그 동안 각 대학들도 학생들의 복지향상을 내걸며 학생회관, 식당, 휴게실, 도서관, 체력단련센터 등의 시설개선을 위한 노력에는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왔지만 학생들의  건강에 대해서는 정보제공, 교육, 제도마련 등의 측면에서 볼 때 거의 0점 수준이다. 마치 좋은 집만 지어놓고 자신의 몸이 병들어 가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잘못된 대학의 음주문화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초년병으로 직장생활과 대인관계를 시작할 때에도 그 영향을 미쳐 20~30대 직장인들의 심각한 음주문제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금번 대학생 절주지도자 양성교육은 변화의 출발점을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내부로 부터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교육과정에서 「대학 내 음주문제」, 「대학 내 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절주를 위한 새로운 홍보방안」에 대해 참석한 모든 학생들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음주문제를 유발하는 학내의 관행 및 환경들에 대해 구체적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들도 모을 수 있었다.

▶ 대학 내 음주문제들

·신입생환영회 - 주량 모르는 신입생 후배에게 사발주 강권

·OT & MT - 동기사랑 명목으로 음주가 강권되는 분위기(동기 사랑주), 술에 취해 선·후배 개념 상실

·축제기간 - 총학생회의 술 판매, 주류회사에서 제공되는 무료 술, 술이 있어야만 진행되는 저녁행사, 캠퍼스 잔디밭에서 공공연한 음주

·학교 주변환경-식사비보다 싼 술값과 안주 값, 늦은 시간에는 카페는 문닫고 술집만이 영업

·음주 후에 취한 채 강의 수강

·대학교 교내도로에서의 음주운전은 단속대상이 아님(도로교통법상 단속대상이 아님)

▶ 대학 내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들(학칙, 환경, 의식의 변화 필요)

·신입생 OT때 술에 대해 잘 배울 수 있는  기회제공 필요

·대학신문, 게시판 등에 학우들의 음주문제에 대한 공론화 및 토론의 장 마련  

·교양강좌에 절주·금연 홍보활동을 한 학기 동안 참여 해 학점을 얻는 과목 신설

·절주 동아리에 대한 지역별 교육, 캠페인, 프로그램 개발, 활동지원 등에 지속적 연결

·금주 장학금 신설

·대학교 주변에 있는 술집 이외의 대안공간들에 대한 할인쿠폰 제공

·절주 및 금주에 따르는 경제적 이득 제시

▶ 절주를 위한 새로운 홍보 방안들

·알코올 중독 체험자들(AA)이나 알코올로 건강문제를 겪었던 사람들의 체험사례 소개

·공익광고활동 확대

·학생들 대상으로 골든벨 게임이나 Perfect liar게임 등 활동 개발

·홍보 포스터, 표어 공모전

·주류용기에 kcal 표시

·주류용기에 적정음주량의 몇 배인지를 표기

·초·중·고에 집중적인 음주예방 교육실시

·잘못된 음주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캠페인(무의식 깨뜨리기로 음주문제를 이슈화)

·대학 내 절주동아리의 지속적, 주기적 절주캠페인 활동 - 지역 보건소와 연계

대학 내에서 날마다 음주로 인한 여러 문제와 마주치면서도 상당수의 대학생들은 문제를 의식조차하지 못한다. 이런 음주문화 속에서 절주동아리를 만들고 이제 학내에서 미약하나마 책임있는 음주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절주운동을 펼치고 이끌어 나갈 이들의 활동을 주목하며, 이들이 학내에서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의 절주운동도 주도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힘을 실어주어야 할 시점이다.

방형애 | 대한보건협회 사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