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근육은 열을 생산해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하지만 체내 열이 방출되지 못하면 신체 내부기관의 온도는 상승하고 결국에는 위험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고온 고습의 여름철 환경에서 운동을 하는 것은 탈수와 고체온증에 의한 열 질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것은 다양한 방법으로 예방이 가능함에도 많은 사람들이 열 질환에 걸리며 때로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적당한 수분섭취 통해 열 질환 예방

인간은 체온이 일정수준 안에서 조절될 때 생리적 과정이 계속 기능을 할 수 있으며, 더위에서 정상체온의 유지는 몸이 열을 발산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그리고 열 발산 능력의 점진적 향상을 위한 과정이 열 적응이며 이것은 10~14일 동안 서서히 운동 시간과 강도를 증가시켜 몸이 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더운 여름에 열 적응을 위한 운동 시간은 처음에는 10~15분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시간을 증가시켜 평상 시 운동 시간까지 늘려갈 수 있다.

많은 양의 땀은 충분히 수분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심각한 탈수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수분섭취를 통해서 열 질환을 예방하고 운동 수행능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체중의 3% 정도 수분이 손실되었을 때부터 지구성 운동수행 능력은 감소하기 시작하고, 5% 이상 손실되었을 때는 근력과 파워운동 수행능력이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운동 중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관절 및 모든 연결 조직들의 유연성이 줄어 부상을 당하기 쉽다.

흔히 잘못 알려진 상식 중에 하나가 「운동을 하면서 물을 마시면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의 경우 종종 살이 찔 것을 염려해 운동하면서 물을 마시지 않는 우를 범한다. 하지만 물과 일부 수용성 비타민(비타민 B, C)은 필요 이상을 먹어도 다른 영양소와는 달리 체내 축적이 되지 않고 대부분 땀과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그러므로 물은 많이 마셔도 살이 찌는 것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물론 1리터의 물은 0.9kg에 해당하여 물을 많이 마시고 체중을 재면 평상시보다 무겁게 나오지만 이것은 다시 조절되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운동 2시간 전, 운동 중간 15분마다 수분 보충

이상적인 수분섭취는 운동 중 땀으로 손실된 양만큼을 마시는 것이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갈증과 오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더운 날에 운동을 할 예정이라면 운동 2시간 정도 전에 충분히 물을 마시고, 운동 중간에는 매 15분마다 반 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마시는 수분은 가능하면 15~22°C 정도로 차가운 것이 빠른 흡수에 유리하며, 운동 시간이 1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는 탄수화물을 보충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20~40분 정도의 짧은 운동 시에는 나트륨, 칼륨, 칼슘과 같은 전해질의 손실은 적으며 운동 후 일반적인 식사를 하는 경우 다시 재보충될 수 있어 운동 중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상과 같이 열 질환과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온 방출과 땀의 증발을 촉진할 수 있는 면 종류의 운동복을 착용하고, 하루 중 시원한 시간대로 운동 시간을 조정하거나 냉방시설이 되어 있는 실내 또는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에서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무엇보다 운동 강도의 감소 또는 운동 목표 심박수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휴식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질환이 있거나 약물을 복욕할 때엔 의료진과 사전 상담을

특정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열 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들어 고혈압, 심혈관질환, 당뇨병 관련 신경병, 노화는 심혈관 기능, 피부 혈액 흐름, 발한 반응을 손상시켜 체온조절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이뇨제, 베타-블로커, 알파-작용제, 혈관확장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거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도 혈액의 흐름, 열 스트레스에 대한 심혈관 반응을 변화시켜 탈수를 더욱 악화시키고 고온에서의 열 발산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 비만도 열 발산을 방해하고 운동 중 열 스트레스에 대한 생리적 부담을 늘려 열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이처럼 질환이 있거나 열 손실을 방해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운동 전에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하고 점증적인 열 적응 후에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무리한 야간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

더운 여름철 많은 사람들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열 질환과 탈수를 피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시원한 야간에 운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리한 장시간, 고강도의 야간 운동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고 운동 후 폭식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1시간 정도의 적당한 운동을 잠들기 2~3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덕철 | 서울대 체육교육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