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서울올림픽 당시, 국제소비자단체는 인공조미료의 위해성을 주장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서울에서 식당에 가면 「미원이나 미풍 넣지 말아주세요(No Miwon or Mipoong, please!)」라고 부탁하면 원치않는 조미료 섭취를 피할 수 있다고 교육한다는 기사가 일간지에 실렸다. 우리나라 소비자단체들도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등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를 읽은 적 있는 B씨는 외식을 할 때마다 꺼림직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또한, 최근 소시지나 햄 등의 훈연제품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고 어디선가 들은 이후 무엇을 먹어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글루타민산나트륨 :

인공조미료를 먹으면 중국음식점증후군이?

일본에서 개발된 인공조미료인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은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과 나트륨이 결합된 화합물로,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이 아닌 새로운 맛(감칠 맛)을 내 향미증진제로 사용되고 있다.

인공조미료는 우리들이 조리할 때 사용하는 것 외에도 과자, 라면 등의 가공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고 특히 중국음식점 등의 외식업계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제유, 영·유아용 조제식 등의 영·유아용 식품을 제외한 일반식품에 물리적·영양적·기타 기술적 효과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량으로 제한·사용되도록 관리되고 있으며 쇠고기맛, 멸치맛, 버섯맛 등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어 여러가지 상품명으로 팔리고 있다.

조미료를 먹으면 본래 식품에 들어있는 글루타민산 외에 추가로 글루타민산과 나트륨을 먹게 되므로 많이 먹었을 때 몸 속에서 글루타민산을 대사시키지 못해 부작용이 생길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은 몸 속에서 대사되면 질소화합물을 만들게 되므로 혈액에서 적절히 제거되지 않으면 뇌세포에 독성을 일으킬 수도 있고 소위 말하는 중국음식점증후군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었다.  

중국음식점증후군이란 중국음식점에 다녀온 서양인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얼굴 피부가 당기거나 따끔거리고, 목이 뻣뻣하며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중세를 경험하였는데 이것이 음식에 첨가된 조미료 때문이라는 주장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공조미료의 성분인 글루타민산은 어른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서도 자연식품 속의 단백질 구성분인 글루타민산과 전혀 다르지 않게 대사된다고 밝혀졌다. 중국음식점증후군은 이중맹검법으로 조사한 결과,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고 보고된 사례는 일부 성분에 대하여 알레르기 증세를 보인 것이 아닌가 추측되었다.

따라서 현재 인공조미료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첨가물로 분류되고 있고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유럽연합 등 국제기구와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이 허용되고 있다. 식품을 제조할 때에도 일정량 식품첨가물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졌다. 다만, 고혈압인 사람은 인공조미료의 12% 정도를 차지하는 나트륨 때문에 다량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아질산나트륨 : 햄, 소시지에 발암물질이?

햄, 소시지 등의 식육가공식품에서 발생하기 쉬운 보툴리누스균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는 동시에 색소를 고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은 건강상 위해를 주지 않는다고 밝혀진 일일 허용섭취량(ADI)이 체중 1kg당 일일 0~0.07mg으로 설정되어 있다.

식품을 통한 부작용은 보고된 바가 없으나 일부에서는 아질산염을 발암물질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질산염은 발암물질이 아니고 인체 내에서 아민류와 결합하면 발암성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을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아질산염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체내에서도 니트로소아민이 다량 생성되어 암을 유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식품에 사용된 양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아질산염이 니트로소아민을 생성하는 과정에 비타민C가 간섭하여 니트로소아민 생성을 억제한다고 알려져서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비타민C를 500mg 또는 1,000mg씩 식후에 복용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식약청은 2005년도에 「식품 첨가물 총 섭취량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질산섭취량이 일일허용섭취량보다 낮았다. 다만 햄, 소시지를 즐기는 일부 청소년층에서 0.6% 정도의 극히 일부 상위섭취군이 지속적으로 과다섭취할 때 일일허용섭취량을 초과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학자들은 니트로소아민을 만드는 아질산나트륨은 식품보다는 오염된 공기나 불완전 연소된 자동차 매연가스를 통해서 훨씬 더 많은 양을 먹고 있다고 주장하여 식품에서 섭취하는 양에 과민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혜련 | 명지대 교수·식품영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