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즐기는 레저스포츠 인구가 늘고, 많은 동호회가 생겨나고 있다. 마라톤, 인라인 스케이트, 등산, 테니스 같은 동호회 활동을 통해 건강도 유지하고 친목도 다지자는 것이다. 그런데 운동을 하고나서 동료들과 가볍게 맥주 한 잔으로 갈증을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맥주 1, 2잔 정도에서 그치면 좋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면 자제가 어려워져 2, 3차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운동을 했으니깐 술을 조금 마셔도 몸에 큰 무리가 없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특히,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운동 후 지나친 음주를 더욱 경계해야 한다. 운동을 통해서 건강을 얻으려다가 자칫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술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사회적 요소이지만, 술이 술을 부르는 「중독성」 때문에 부작용도 심각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술을 강요하는 「권주 문화」와 취중습관에 관대한 문화이다. 그러나 건강을 위한 레포츠 문화에서 반드시 시정해야 할 것이 음주라고 본다.

운동 후 술을 마시면 탈수현상이 오히려 더 심해져

운동 후 단합을 위한 술 자리로 이어지면서 운동으로 얻은 건강상 이득을 잃는 경우를 보게 된다. 운동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단 운동을 하게 되면 수분과 전해질이 땀을 통해 빠져나가 탈수와 전해질 부족이 오기 쉽다. 따라서 운동 후에는 충분한 수분 보충과 필요에 따라서는 이온음료 및 여러 종류의 음료 등을 마셔 전해질을 공급해 줘야 한다.

그러나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속에서 수분도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이뇨작용으로 오히려 탈수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운동 후 과도한 음주로 인해 탈수현상이 더 심해지면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등의 증상이 생기며 심하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볍에 마신 맥주 두 캔이 밥 한 공기 열량에 해당

운동 후 음주는 비만 관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강도로 운동을 하면 식욕 억제 효과가 있어 평소보다 덜 먹게 된다. 그러나 술을 함께 마시게 되면 평소보다 식사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운동 후 외식은 육류 등 고칼로리 음식이 많고, 술과 함께 먹는 안주뿐만 아니라 술의 칼로리로 인하여 오히려 비만해지기 쉽다. 맥주 한 캔이 약 150kcal이므로 가볍게 마신 맥주 두 캔이 밥 한 공기에 해당한다.

알코올은 운동능력과 체력수준을 떨어 뜨린다

수준급의 레포츠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 있어서 알코올은 치명적이다. 그것은 개인의 운동능력과 심폐지구력, 근력 및 근지구력, 유연성과 순발력 등의 체력수준을 떨어뜨린다. 또한, 반사신경의 둔화로 민첩성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세밀한 기술을 요하는 레포츠 운동에서 순간 대처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통증을 느끼는 감각도 둔화되어 무리한 운동을 해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부상을 당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체온조절 능력도 떨어지므로, 덥거나 추운 날씨에 음주 후 달리기는 탈수나 체온 저하로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음주 다음 날, 평소 운동량의 40~70%만

음주 다음 날 운동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전날 밤 폭음을 한 경우 술을 깨기 위해 헬스클럽 등을 찾아 평소보다 운동량이나 강도를 높여 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피로 회복과 해독을 담당하는 간이 지쳐 있기 때문에 평소 운동량의 40~70% 정도로 줄여서 해야 한다. 음주 후에는 무조건 쉬어야 간도 쉰다고 생각하지만, 적당한 운동은 혈류 재분배를 통해 독소를 배출해 주므로 간에도 도움이 된다.

음주 후에 운동을 할 때에는 숙취가 남아 있는지, 열이나 가슴 통증이나 현기증은 없는지 따져보고 이상이 있는 날은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몸에서 알코올이 덜 빠진 상태에서는 사우나나 운동은 몸에 무리를 가져온다.

절주하는 습관을 생활화

레저스포츠 등의 운동을 즐기는 동호회에서 술은 현실적으로 피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절주가 원칙이며, 피치 못할 술 자리라면 음주 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 뒤에 술이 덜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과음하는 것은 개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누가 된다.

소량의 음주는 개인 건강을 증진시켜 주고 활력이 될 수도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소량의 와인이 오히려 정신이나 체력에 있어 좋은 동반자가 되고 긴장해소뿐 아니라 당일 시합 운동력에 있어서도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음주 후에 운동은 부작용이 많아 부상과 사고로 이어지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운동 후의 음주는 절제가 되지 않아 비만으로 이어지고 면역기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운동의 종류에 따라 음주의 영향이 다르고 개인차이가 있지만 세밀한 반사조건이 필요하고, 주변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레포츠를 즐기는 분들은 더욱 음주 후의 운동을 금해야 한다.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담배뿐만 아니라 술도 마약으로 취급하자」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영수 |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