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준 | 연세대학교 교수·식품영양학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키와 몸무게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시력이 저하되고 알레르기가 많아지는 등 체질과 체력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식생활 수준 개선으로 영양상태가 좋아져 체격은 커졌으나 운동 부족과 잘못된 식습관과 공해, 과도한 TV 시청과 컴퓨터 사용 등으로 체질·체력 약화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청소년기 영양섭취는 성장과정에 큰 영향

청소년기의 급격한 성장은 일반적으로 여자의 경우 10~11세에 시작하여 12세에 최고에 이르고 15세에 끝나며 남자는 12~13세에 시작, 14세에 최고, 19세에 끝나게 된다. 그러나 성장이 왕성한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에는 신체적, 정신적 신진대사가 활발한 시기이므로 일생을 통해서 가장 많은 열량과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성장이 왕성함에 따라 충분한 에너지와 단백질 공급이 필요하며, 골질량 증가를 위해 칼슘 섭취를 증가시키고, 여자의 경우 월경의 시작으로 철분이 더욱 많이 필요하게 되고 남자의 경우 증가된 근육량이 철분의 필요량을 증가 시키게 된다. 청소년기의 영양섭취는 성장과정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의 기초적인 건강에 바탕이 된다.

특히, 청소년기 여성은 앞으로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게 될 연령층이므로 임신 전 모체의 영양상태와 건강이 태아의 장기와 뇌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시기의 영양관리가 다음 세대의 건강과도 직결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폐경 이후나 노년기의 골다공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골밀도의 증가는 청소년기에 효율적으로 일어나므로 이 시기에 칼슘 등 영양소의 섭취를 증가시켜 골격을 튼튼하게 유지해야 한다.

아침식사 결식 등의 불규칙한 식사, 편식 등이 크게 증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체격은 과거에 비해 좋아졌으나 운동능력과 체력은 더욱 떨어졌으며 비만, 저체중, 빈혈 등의 영양건강문제를 안고 있다. 아침식사 결식 등의 불규칙한 식사, 편식 등 영양문제가 크게 증가되고 있으며 빈번한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섭취 및 운동 부족에서 오는 열량 과잉으로 영양문제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2001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청소년들의 단백질 섭취량은 대체로 권장량에 비해 높은 편이나, 칼슘 및 철분섭취량은 각각 권장량의 55%와 68% 수준으로 아직도 매우 낮으며 남학생 5명 중 1명, 여학생 4명 중 1명이 영양소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3~19세 청소년의 37%가 아침식사를 결식하였고 식사를 거른 이유로는 늦잠을 자서, 시간이 없어서, 식욕이 없어서 등 불규칙적인 생활과 관련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생활방식이 서구화되고 엄청난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비만 청소년이 크게 늘고 있다. 2004년도 학생신체검사 결과에 의하면, 표준체중을 50% 이상 초과하는 「고도비만」은 초등학생 0.61%, 중학생 0.87%, 고교생 0.98% 등 평균 0.77%로 1,000명 중 8명이 고도비만이었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정도가 심해졌다. 특히 고도 비만율(0.77%)은 정상체중보다 20%이상 초과하는 학생을 모두 조사했던 96년의 경도 비만율(0.71%)을 넘는 것이어서 최근 수 년 사이에 비만학생 증가와 비만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에 대한 우려의 한편에서 저체중도 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기의 많은 여학생들이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날씬한 체형을 선호하게 됨으로써 연예인의 신체형태를 미의 기준으로 삼고 무분별한 방법으로 체중조절을 실시하는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 어떤 식생활을 해야 할까

첫째, 아침식사를 반드시 하자. 아침식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간이 없으면 간단하게 빨리 먹을 수 있으면서 영양적으로 무리가 없는 샌드위치나 주먹밥 등을 우유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둘째, 외식할 때 가능하면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의 섭취를 줄이도록 하고, 이들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에는 영양적 균형을 생각해서 채소나 과일이 곁들여진 메뉴, 탄산음료 보다는 우유나 과일쥬스 등을 선택하자. 셋째, 탄산음료나 카페인 음료보다는 우유나 두유, 쥬스류, 녹차, 생수 등을 마시자. 넷째, 매끼 식사에서 채소와 과일을 반드시 먹자.

청소년 비만을 예방하거나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루 세끼 식사와 두 번의 간식을 먹는 선에서 무리하지 않은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자.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피하되, 굶거나 영양불균형을 초래하는 다이어트는 하지 말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에게 정상체중의 중요성 및 체형에 대한 인식을 올바르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