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 허브아일랜드-

라벤더, 로즈마리, 페퍼민트, 타임….

허브는 식용·약용·향신료로 쓰이는 식물을 통칭하는 말로 「푸른 잎」을 뜻하는 라틴어 「허바(Herba)」에서 유래한 말이다. 수년 전까지 생소했던 허브가 최근 들어 웰빙(Well-being) 바람을 타고 인기를 더하고 있다.

허브의 꽃과 잎에서 오일을 뽑아내 미용·의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그대로 말려 포프리를 만들기도 한다.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그냥 먹기도 하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허브. 우리의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허브를 찾아가 보자.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향기 가득한 곳으로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삼정리. 포천 읍내에서 한적한 시골 도로로 접어들어 약 30여 분을 달리면 작은 산허리를 돌아 허브아일랜드에 도착한다. 1998년 10월에 문을 연 허브아일랜드는 총 면적 1만 평의 부지에 각종 허브와 관련된 시설이 들어서 있는 대형 허브 가든이다.

주차장 너머로 보이는 이니스프리 정원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허브들이 꽃을 피우는 공간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사진촬영 단골 장소이기도 한 이 정원은 특히, 봄철의 다양한 꽃들을 마음껏 감상하고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좋다.

허브 식물원에서는 제각기 다른 향을 뽐내는 1백 여 가지의 허브들을 만날 수 있다. 온실 식물원에 들어서면 천장에서 주렁주렁 매달린 크고 작은 허브 화분들이 관광객을 반긴다.

상큼한 라벤더 향이 온 몸 가득 스민다. 로즈마리를 손으로 훑자 진한 향이 손에 묻어난다. 허브에 대한 관리인의 설명이 이어진다.

「허브는 손으로 만지면 세포가 파괴되면서 향을 냅니다. 오레가노를 만져보세요. 박하향이 묻어날걸요. 자기보호 차원에서 발산하는 허브의 향은 감기예방·신경안정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 밖에도 각양각색의 허브가 있다. 레몬향을 내뿜는 레몬밤, 장수초로 알려진 세이지, 진한 박하향을 뿜는 애플민트, 쓴맛을 내는 웜우드 등 여러가지 종류의 허브를 만날 수 있다.

한 옆에서는 쟈스민, 제라늄, 로즈마리, 라벤더, 세이지, 페퍼민트 등 친숙한 허브들을 작은 화분에 담아 팔기도 한다. 차로 만나던 허브를 직접 키워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 직접 키워 차를 만들어 먹거나 음식의 재료로 사용해도 좋은 식물들이다.

허브를 다양하게 즐기자

건물 1개 동으로 시작했던 허브아일랜드가 지금은 허브향기 가게, 허브 책가게, 허브 빵가게, 식물원, 허브 카페, 허브 레스토랑, 아로마테라피 체험실 등으로 늘어났고, 100평 남짓한 밭에 심어졌던 허브는 이제 농장 전체를 뒤덮었다.

이름도 예쁜 허브향기 가게. 이 곳에선 허브차·포프리·향기치료 용품·허브 수공예품 등의 다양한 허브제품으로 가득하다. 향기가게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소화 기능에 좋고 피로회복과 기관지에 좋다는 리콜라 허브차이다. 차를 마신 후 입 안 가득히 남아 있는 허브향이 주말 오후를 행복하게 한다.

향기가게를 나서면 아로마테라피와 허브 관련 서적 등을 판매하는 허브 책가게와 향기 주머니부터 허브초, 허브 비누, 향기 목걸이, 향기 베개 등 생활 속의 향기를 전달하는 다양한 허브상품이 가득한 공방이 있다.

허브아일랜드의 또 하나의 자랑, 허브레스토랑. 드라이플라워로 뒤덮인 천장이 이채로운 낭만적인 공간이다. 몇가지 향초를 듬뿍 얹은 밥을 비빔장으로 비벼 먹는 허브비빔밥의 맛이 특별하다. 허브비빔밥을 맛보고 조그만 정원을 건너가면 허브의 천연향을 마시는 허브 찻집에 들를 수 있다. 나들이하기 제격인 요즘, 정다운 사람과 허브향이 가득한 차를 마시며 나누는 담소는 두고두고 추억거리가 된다.

(오전 10시 ~ 오후 9시, 입장료 무료. 문의 031-535-6494)

김정연 | 「건강생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