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청소년 10명 중 4명 꼴로 성형수술을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여학생은 50.2%가 성형을 원해, 남학생의 26.3%에 비해 훨씬 많았다고 한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얼짱열풍과 함께 청소년들의 성형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하지만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청소년기 성형이 외모 만족도 문제를 떠나 신체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충고한다. 성형 수술은 치료목적을 위해서는 어릴 때에도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미용성형의 경우 성인 기준으로 신체가 90% 이상 발육됐을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얼굴 성형은 만 16세를 넘어야 한다

쌍꺼풀 수술은 일찍 할수록 제자리를 잘 잡는다는 속설이 돌고 있을 정도로 낮은 연령층에서도 일반화된 성형술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눈은 얼굴에서 가장 먼저 성장하는 부위라 다른 부위에 비해 일찍 성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쌍꺼풀 수술을 저 연령층에 모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편차는 있지만 대개 눈은 초등학교 5~6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성인 눈 크기의 90% 정도가 된다. 때문에 눈이 완전히 자란 만 13세 이후에 성형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코 성형은 눈보다 더 늦은 연령대에서 가능하다. 눈에 비해 코는 뼈와 연골이 있어 성장이 더딘 편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코 길이는 만 16세, 높이는 만 15세, 넓이는 만 14세까지 성장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따라서 성장이 끝나기 전에 수술을 하면 코가 휘거나 매부리코가 될 위험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너무 어린 나이에 얼굴 성형을 하면 오히려 성인이 돼 고생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얼굴의 성장이 끝나는 만 16세 이전의 성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청소년기에 보형물 주입은 금물이다

최근 뜨고 있는 연예인을 보면 하나같이 작은 얼굴에 봉곳한 볼과 이마를 가지고 있다. 단연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이런 형의 얼굴이 인기 만점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청소년들이 무작정 병원을 찾아와 이런 얼굴 형태를 만들 수 있게 보톡스나 주입물을 넣어달라고 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단순히 볼에 보톡스를 주사했다고 해서 원하는 모양 그대로 볼이 통통해지는 것은 아니다. 또 보톡스가 아무리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주입물이라지만, 청소년기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청소년기 피부는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민감한 상태다. 이때 주입물을 잘못 넣으면 얼굴형이 굳어 버릴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주름이나 함몰 부위를 개선하는 용도로 쓰이는 주입물을 피부탄력이 좋은 청소년기에 사용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얼굴 모양이 완성되지 않고, 현재 성장 중인 청소년기에 모양을 결정해 버리는 시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기수 | 국민일보 편집국 정책기획부 전문기자